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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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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수) 오전 11시 오픈
bodu_.home 2026년 6월 발간 예정인 알레산드로 루도비코의 신간 《전술적 출판》 발간에 맞춰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구조를 조금 더 엿볼 수 있도록 상세 목차 역시 함께 공개합니다. (프로필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그의 전작 《포스트디지털 프린트》가 인쇄 문화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디지털’ 출판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것의 필요와 불필요를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했다면, 이번 책은 그 연장선에서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맥락 속에서 출판의 전술적 위치를 고민합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은 목차만 보더라도 이 책이 무엇을 언급하고, 어떤 사례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게 될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출판과 AI가 초래한 정보의 범람은 출판이 지닌 신뢰 자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루도비코가 전작부터 일관되게 강조해온 것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번 책에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제안하는 ‘기계적 글쓰기’를 넘어 ‘기계와 함께 글쓰기’ 역시 단순한 기술 낙관론처럼 읽히지는 않습니다. 루도비코 책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사례들을 놀라울 만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가치 중 절반 이상이 이러한 사례들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뉴럴》의 발행인으로 활동하며 접했던 급진적 출판의 흐름과, 어쩌면 기존의 의미에서 ‘출판’이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운 실험들을 20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 폭넓게 가로지르며 소개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책의 부록인 「21세기를 위한 출판 실험 100선 주석 목록」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여기에 수록된 100권의 책은 단순히 ‘실험적’인 책들의 목록이라기보다, 인간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어디까지 사고와 감각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개념적 주기율표처럼 보입니다. 현실의 원소들을 배열한 지도가 주기율표라면, 여기 제시된 책들은 우리가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감각의 장소들을 배열한 지도에 가깝습니다. 당연히 이 책은 대중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인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과 정보의 생산과 유통 대부분이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느끼는 독자라면, 이 책은 출판이 어떠한 방식으로 다시 신뢰 가능한 읽기와 정보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질문하게 만듭니다. 루도비코가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들은 단순한 출판 실험의 기록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출판 문화를 오늘의 조건 속에서 다시 작동시키기 위한 전략들에 가깝습니다. 동시에 그는 소규모 출판과 독립출판이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는지, 그리고 탈진실의 풍경 속에서 출판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도 함께 묻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술적 출판》은 단순히 출판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오늘날 책과 읽기, 정보와 공동체가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하나의 실천적 제안처럼 읽힙니다.

15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