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c65
.... 더 보기upc65.
독자분들에게 책이 닿은지 1주일쯤 되었다.
450쪽 넘는 꽤 두꺼운 책이지만
완독했다고 연락을 주는 분들이 계신다.
"미안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라는 말씀을
여러 분이 하셨는데
아마도 내게는 고통스러운 이야기인데
재미있다고 하는 것이 미안해서 그러시는 듯.
그러나 괜찮습니다.
울아버지도 재밌다고 하셨어요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저자에겐 영광이죠.
에필로그에서도 말했지만
책을 쓰면서 염두에 뒀던 것 중 하나는
르포르타주는 보도인 동시에 문학이므로
팩트만 담되 이야기답게 잘 읽히도록 쓰자는 거였다.
단숨에 읽히도록 쓰고 싶었는데
그럴려면 내가 단숨에 써야 한다.
실제로 각 챕터들을 단숨에 썼다.
내가 개그 욕심과 드립력이 있는데;;
책 주제가 진지하여 좀 자제했고...
막판에 드립을 좀 덜어내기도 함.....
출간되고 보니 덜지 말고 과감하게 드립 칠 걸,
하는 부분들이.... ;;;
.
범죄 피해 얘기가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분들도 계실텐데
그렇지 않으면 범죄실화가 왜 인기가 있겠는가.
피해자가 자기 얘길 어떻게 재미있게 쓸까,
궁금한 분들도 계실텐데
원래 모든 인간사에는 희로애락이 있고,
이야기란 본질적으로 재미를 내포한다.
김진주 @miracle__0604 의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인터뷰를 위해 처음 읽으려고 손에 들었을 때,
나 역시 끔찍하고 참담한 이야기일까봐 긴장했는데
앞부분부터 폭소....
일단 책이 너무 웃기다...
당시의 나도 저자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던 듯.
그러나 서사는 읽혀야만 힘을 가지고,
읽히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대학 과 동기인 소미 @ssomiee 가 말하길
친구가 겪은 일이라 마음 아플까봐 읽기 부담스러웠는데
'어떻게 나온 책인데' 하며 마음을 다잡고 읽었는데
어느새 몰입해서 "이게 무슨 개소리야" 하며
화 내다보니 끝까지 와 있더라며...
슬픈 이야기라기보다는 화 나는 이야기다.
어젯밤에 X(트위터)에서
진주씨의 추천사 중
"오해하지 마라. 우리는 가해자와 싸우고 있지 않다"라는
구절이 의아했다는 리뷰를 봤다.
실제로 그렇다.
나나 진주씨나 가해자와 싸우는 게 아니다.
애초에 우리 사건 자체가 법정공방의 성격이 없다.
가해자랑 아는 사이도 아니고
증거가 명확하며 피해사실도 명백하므로.
게다가 가해자가 권력자도 아님.
다만 우리는 국가와 싸우고 있다.
피해자는 재판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말로
피해자를 배제하고 소외시키며 위험에 빠뜨리는
형사사법시스템과.
궁극적으로는 나와 다른 피해자들,
언젠가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당신들을 위해
세상을 바꾸려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연대가 필요하다.
개인이 국가와 맞서려면
혼자서는 역부족이므로.
.
연대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덕분에 잘 버티고 있어요.
저 괜찮으니 너무 걱정 마시고요.
혹여 연대의 의미로 구입만 하시고
마음 아플까봐 안 읽으신 분들은
부담 없이 읽어주세요 ㅎㅎ
막 어둡기만 한 얘기 아니에요.
이 말씀 드리려고, 앞의 긴 글을 썼습니다.
가독성 보장합니다!
(다만 좀, 많이... 화 나실지도;;;)
.
#탁월한피해자 #혈압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