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gsil_mum
이 가방은 내가 재봉틀의 페달을 처음 밟기 시작한 2011년부터 만들어온 첫 번째 가방, METO입니다.... 더 보기moongsil_mum이 가방은 내가 재봉틀의 페달을 처음 밟기 시작한 2011년부터 만들어온 첫 번째 가방, METO입니다.
숄더 스트랩을 붙이는 방식, 안쪽에서 황동 스터드로 고정하는 가죽 탭 하나까지. 가방을 만들며 오래 고민하고 그려온 디테일들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스트랩과 버클, 몸체는 전부 분리가 가능합니다. 부품마다 수리하고 교체하며 오랫동안 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2022년 12월부터는 스트랩을 짧게 세팅할 때 벨트 끝 마감이 깔끔하도록 황동 각형 링을 더했습니다.
차콜 컬러는 METO 최초의 컬러 바리에이션입니다. 확고한 두께의 오리지널 4호 범포에 황화 염색을 입혔습니다. 천이 두꺼워 심까지 염색이 닿지 않습니다. 쓰면 쓸수록 염색이 벗겨진 자리로 캔버스 원색이 비쳐오고, 그 자리가 분위기를 만듭니다.
스트랩과 탭은 일본 도치기에서 탄닌으로 무두질한 소가죽입니다. 본체의 범포보다 두툼하고 단단한 가죽이 손에 잡히고, 장식은 모두 황동입니다. 단순한 형태가 소재 각각의 장점을 드러냅니다.
가죽은 블랙과 내추럴 두 가지입니다. 블랙은 광택과 질감이 있어 옷을 가리지 않고, 내추럴은 쓸수록 손때가 배어 색이 깊어집니다. METO Tall Small은 지갑과 문고본, 500ml 페트병이 들어가는 크기로, 매일 들고 다니기에도, 여행의 동반자로도 쓰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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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아틀리에 숍으로 어떤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10년도 더 전부터 이 가방을 매일 들고 다녔다고 했습니다. 구멍이 나고 헤질 때가 되면 본체만 새것으로 바꾸고, 또 매일 같이 쓴다고요. 벌써 네 번째 교체품이라고 했습니다.
올이 풀리고 구멍이 나도록 쓴 가방을 보며 압도되면서도, 사람과 가방이 한 몸이 된 것 같은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손님은 천의 두께와 탄탄한 느낌, 쓰기 편한 형태, 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 등 마음에 드는 점을 하나씩 꺼내놓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가방을 만난 사람이라서 좋겠다고, 듣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잠깐 다른 컬러와 고민하다가 결국 같은 내추럴 컬러의 새 본체를 골라 갔습니다. 재봉틀 앞에 앉아 손때가 묻은 가죽 스트랩과 장식을 옮겨 다는 동안, 손님은 말없이 기다렸습니다. 낡은 본체는 두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뒷모습이 어쩐지 시원섭섭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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